이정재 금감위장 강연서 '변화된 환경에 적응' 강조

  • 입력 2003년 9월 24일 17시 48분


이정재(李晶載·사진) 금융감독위원장이 강연 도중 인용한 경구(警句)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24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금융환경의 변화와 기업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여름벌레에게 아무리 겨울날의 얼음을 말해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며 강연의 끝을 맺었다.

느닷없는 ‘여름벌레론(論)’에 참석자들은 잠시 의아해했지만 금방 ‘좁은 시야를 갖고 과거에만 집착하지 말고 변화된 금융환경에 적응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위원장이 이날 언급한 대목은 ‘장자(莊子)’의 추수편(秋水篇)에 나오는 구절.

여기에는 ‘우물 안 개구리가 바다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자기가 살고 있는 것에 구애하기 때문이다. 여름벌레가 얼음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여름 한철밖에 모르기 때문이다’로 나와 있다. ‘우물 안 개구리(정중지와·井中之蛙)’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나온 구절이다.

이 위원장은 장자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시장의 혼란과 제도의 미비 탓으로만 돌리고 과거의 관행에 미련을 갖고 매달려서는 곤란하다”며 “새로운 변화의 방향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만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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