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와 손해율 상승으로 가뜩이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해보험업계는 태풍 매미로 인해 더욱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는 25일 태풍 매미로 인해 접수된 보험 청구액을 최종 집계한 결과 3만7724건에 513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지급됐던 1300억원이 당시 역대 최대 보험금이었다”며 “태풍 등 풍수해로 지급 청구된 보험금 가운데 이번이 사상 최대”라고 밝혔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 피해로 인한 일반 재해보험이 3350억원(296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해상보험(982억원, 239건) △자동차보험(785억원, 3만4425건) △장기보험(17억원, 99건)의 순이었다.
보험금 지급이 이처럼 커진 것은 상당수의 자동차가 바닷물에 침수되면서 ‘전손(全損)처리’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전에 없었던 해일로 인해 크레인과 선박 등 산업시설의 피해가 적지 않았던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대형사고의 경우 대부분 재보험 처리돼 큰 영향이 없지만 재보험 처리되지 않는 785억원의 자동차 보험금은 손보사 수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손해율이 74%까지 올라가면서 보험금 지급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가 경기침체로 수입보험료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 반발로 보험료도 크게 올리지 못해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손보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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