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007’(222.b007.co.kr) 김지홍 소장은 “경기 침체로 매매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교환거래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예년보다 교환거래가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2년 전 강원 강릉시 주문진의 준농림지 650평을 상속받았다.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김씨는 수도권에 임대상가를 얻을 목적으로 이 땅을 1억2000만원에 내놓았지만 매수자를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지난해 인천 남동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1억8000만원에 분양받은 황모씨는 상가를 처분해 전원생활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40만원에 임대를 주고 은행대출을 7000만원 받았기 때문에 매수자가 실제 내야 할 돈은 8000만원.
두 사람은 협의 끝에 김씨는 토지를 2000만원 내린 1억원으로, 황씨는 상가를 프리미엄 없이 1억8000만원으로 평가해 서로 맞바꿨다. 차액 2000만원은 황씨가 현금으로 지불했다.
결국 황씨는 현금 2000만원으로 동해안에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할 수 있었고 김씨는 은행이자를 지불하고도 한달에 110만원의 월세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된 것.
교환거래는 이처럼 거래가 잘 되지 않는 물건을 현금 부담 없이 쉽게 처분 또는 취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많다.
먼저 거래가 뜸한 물건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파악이 어렵다는 점. 발품을 팔아 인근 시세를 꼼꼼히 알아보지 않으면 자칫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또 취득한 부동산이 토지라면 토지거래허가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농지취득자격증명 등 별다른 규제가 없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김 소장은 “교환으로 자주 나오는 물건은 문제가 있는 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교환거래가 잦은 물건이면 일단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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