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 입지 갈수록 위축…은행계 카드사 잇단 이탈조짐

  • 입력 2003년 9월 25일 18시 03분


은행계 카드사들이 인수·합병(M&A)으로 자체 전산시스템을 확보하면서 비씨(BC)카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BC카드는 각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은행계 카드사들의 가맹점 관리, 공동 카드상품 개발, 전산시스템 등을 지원하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합병을 앞둔 국민은행 카드사업부와 국민카드는 향후 카드 전산시스템을 국민카드 시스템으로 통합키로 하고 BC카드 회원사 잔류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BC카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민BC카드를 발급해왔으나 삼성카드, LG카드처럼 자체 시스템을 가진 국민카드로 통합되면 굳이 두 개의 시스템을 쓸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회사에 매각된 조흥은행도 BC카드 회원사가 아닌 신한카드와 카드 업무를 통합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시스템을 쓰게 되면 BC카드 시스템을 쓸 필요가 없어지는 것.

우리카드는 옛 한빛은행 BC카드 회원이 전체 회원 수의 80%를 차지해 BC카드 시스템을 쓰고 있지만 대기업 카드사들과의 경쟁 등을 고려해 자체 시스템을 갖춰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는 그동안 차별화된 마케팅과 서비스를 원하는 각 은행 회원사들과 업무조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BC카드는 최근 들어 은행계 카드들을 대상으로 통합 인터넷 인증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선해 왔다.

카드업체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갖고 있는 지분 때문에 당분간 BC카드를 버리진 않겠지만 시스템 중복과 카드업계의 경쟁을 고려할 때 BC카드와의 협력관계는 점차 줄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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