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회사는 내년에 환율이 달러당 105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와 수출 물량 감소에 대비해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보전하기 위한 것. 이들 회사는 올해 환율이 달러당 1100원까지 떨어질 것에 대비해 경영계획을 짰다.
삼성전자 장일형(張一炯) 전무는 26일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달러당 1100∼1050원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며 “환율 1000원대에서도 큰 폭의 이익 감소 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장 전무는 “환율이 달러당 100원 떨어지면 연간 이익이 1조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반도체 통신 디지털가전 백색가전 등 사업부별로 환율 1000원대에서 현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경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독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150원, 1100원, 1070원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도 등 현지생산이 이뤄지는 곳은 환율 변화에 그다지 영향이 없으나 주력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가 우려된다”며 “유로화 결제 비중을 높이고 경비를 줄이는 등 환율이 1000원대로 떨어질 것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내년에 환율이 1100∼1050원으로 떨어질 것을 감안한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
한편 LG투자증권은 환율이 1080원 수준으로 떨어지면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기전자 4개 업체의 내년도 영업이익이 1조2250억원(13.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LG증권은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 예상치를 1146원에서 1080원으로 5.8% 낮추고 삼성전자 등 수출비중이 높은 4개사의 내년 매출액이 2조1347억원, 2.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4개사의 평균 수출비중은 72%, 달러화 결제 비중이 무려 78%를 차지해 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 마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8194억원(-11.3%) 감소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LG전자(1675억원 감소) 삼성SDI(1500억원 감소) 삼성전기(881억원 감소)가 뒤를 이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