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잇단 악재 ‘잔인한 가을’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21분


국민은행 주가가 은행업종에 대한 일부의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9월 초부터 하락세를 이어온 국민은행은 26일 전날보다 5.04% 떨어진 3만7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감독원이 전날 밝힌 국민은행 조사 방침이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보유하던 한미캐피탈 지분 193만주를 한미캐피탈 감자(減資) 발표 시점인 6월10일 전에 매도한 것과 관련, 내부자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5월 SK증권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금감원 조사를 받고 증권선물위원회의 검찰 고발이 결정된 상태다. 이 혐의에 대해 시중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형사 처벌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PT은행 인수 입찰 참여도 상당수 부정적으로 해석됐다. JP모건증권이 26일 “자산 건전성 확보가 해외 확장보다 먼저”라며 우려감을 드러낸 것. CSFB증권도 “현 시점에서 새 투자를 감행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의견은 새로운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국내 증권사의 판단과는 차이를 보인다.

국민은행의 올해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LG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국민은행의 순이익 전망치를 당초 1098억원 흑자에서 482억원 적자로 조정했다. 최근 국민은행을 탐방한 LG투자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카드론에서의 손실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며 하반기 순이익 예상치도 대폭 낮췄다.

30일 국민카드와의 합병도 향후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충당금 부담이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다.

삼성증권 유재성 애널리스트는 “금감원의 조사 방침이 회사 이익에는 큰 영향을 안 주겠지만 김정태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주의적 경고 등에 이은 추가 악재로 단기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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