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 서울 大戰 “노른자위 땅 잡아라”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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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들이 서울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전국 최고의 구매력을 가진 서울지역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서울의 비싼 땅값과 치열한 상권 경쟁으로 인해 할인점의 ‘서울 공방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가자, 서울로 강남으로=할인점업계 2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0월 금천점, 11월 동대문점 등을 연다. 2년 만에 서울에 매장을 여는 것이다. 서울에 영등포점 1곳만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서울 입성’을 위해 3년 전부터 공들인 결과다.

현재 서울에는 신세계 이마트 11곳, 롯데마트 7곳, 까르푸 7곳, 홈플러스 1곳, 월마트 1곳 등 대형 할인점 43곳이 들어서 있다. 인구 25만명당 할인점 1곳이 있는 셈. 대한상공회의소와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인구 8만∼15만명당 할인점 1곳이 수익구조나 소비자 편의상 적정 비율로 추산된다.

업계 1위 이마트는 내년 8월경 3500평의 대형 할인점 양재점을 열고 강남지역(서초구 강남구) 공략에 나선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매각 추진 중인 뉴코아의 킴스클럽 강남점(서울 서초구)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또 내년에 구로점과 서울역사점 등 2곳을 연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노은정 과장은 “구매력으로만 보면 서울지역에 할인점 79곳이 더 들어설 수 있지만 부지 확보 등의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경쟁=새로 문을 여는 삼성 홈플러스 금천점과 롯데마트 금천점의 거리는 불과 300m 정도. 인근에는 까르푸 금천점이 영업 중이다. 내년에 문을 여는 이마트 양재점 바로 옆에는 코스트코 홀세일 양재점이 있고 주변에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이 있다.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셈이다.

민자 역사나 새로 개발되는 상업시설 등 알짜배기 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신세계는 올해 홈플러스와 치열한 경쟁 끝에 용산역사와 왕십리역사 할인점 사업권을 따냈다. 롯데마트는 내년에 서울역사에 할인점을 내고 한화유통이 사업권을 갖고 있는 청량리역사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또 강북지역 최대의 주상복합시설인 스타시티의 할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 김영일 이사는 “쓸 만한 땅을 찾기 위해 재개발 부지나 철수 예정인 공장과 군부대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틈새시장을 뚫는다=서울에서 쓸 만한 땅을 구하지 못한 할인점 업계는 500∼1000평 규모의 ‘슈퍼슈퍼마켓(SSM)’ 사업 진출을 대안으로 마련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 상반기 아파트 단지나 상가 등에 SSM 매장을 연다는 계획을 세우고 매각을 추진 중인 한화 유통 인수에 나섰다. 롯데도 SSM인 ‘레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화유통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 이삼희 이사는 “서울 지역에 경제성이 있는 대형 할인점 부지는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적다”며 “SSM 사업으로 서울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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