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한국을 아시아 허브로”

  • 입력 2003년 9월 28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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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외환은행을 인수한 미국계 사모(私募)펀드 론스타는 한국을 자사의 ‘아시아 허브(Hub·중심)’로 키우겠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한국을 ‘동북아 금융 허브’로 키우겠다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론스타 코리아는 이날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며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요청과 여러 운영상의 이점을 고려해 한국을 론스타의 아시아 허브로 키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조만간 서울에 아시아 본부를 설립해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 지역의 투자결정을 한국 본부가 관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 지역의 인력 및 정보기술(IT) 관리 등을 한국에서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론스타는 “최근 미국의 글로벌파이낸스저널(Global Finance Journal)이 외환은행을 ‘세계 최고의 무역금융 은행’으로 선정한 점을 중시, 무역금융 분야에서 외환은행을 세계적 선두그룹에 올려놓겠다”면서 “곧 세부 개선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가 론스타에 아시아 본부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론스타의 결정이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계획 가운데 중요한 축인 ‘동북아 금융 허브’ 계획의 첫 번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여러 나라에서 은행업 진출에 실패했던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해준 한국 정부를 위해 내놓은 ‘립 서비스’”라며 “사모펀드가 지역본부를 한국에 둔다고 하더라도 고용 등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론스타는 1991년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에서 설립돼 현재 14개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투자펀드로 주로 부동산이나 구조조정 투자를 해왔다. 전 세계에 부동산 관련 자산만 180억달러어치를 갖고 있으며 한국 내 투자규모는 동산 부동산을 합쳐 약 9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 부실자산 매각사업을 벌여 큰 이익을 내고 있으며 8월 말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사들였다. 또 최근에 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의 지분을 50% 이상 사들였고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 인수 의사를 밝히는 등 한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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