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내에 골프장이 들어서는가 하면 편의점과 동전 자판기도 눈에 띈다. 주5일 근무와 불경기 여파로 최근 특급호텔들이 ‘엔터테인먼트’와 ‘알뜰함’을 갖춘 호텔로 바뀌고 있는 것.
다음달 7일 문을 여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은 실내 골프연습장뿐 아니라 9홀 규모의 야외 골프장을 갖췄다. 호텔 소유의 3만2000평 녹지를 골프시설로 활용해 교외로 빠져나갈 휴양객을 잡겠다는 의도다.
내년 초 문을 열 서울 광진구 W호텔은 한국 최초의 6성(星)급 호텔로 ‘머무는 호텔’보다 ‘즐길 수 있는 호텔’임을 내세우고 있다. 호텔 로비를 바 형식으로 만들고 벽면에는 프로젝트 영상 화면을 보여줄 예정. 전용 레스토랑이 딸린 1500평 규모의 스파도 들어선다.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도 놀거리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내 피트니스센터는 스킨스쿠버 및 암벽등반 시설을 갖췄다. 메이필드호텔도 스킨스쿠버 시설을 설치했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도심 속 호텔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한편 가격에 거품을 빼 ‘알뜰한’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것도 새로운 특징.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서울 강남구 이비스앰배서더서울호텔의 1박 요금은 8만원. 세계적인 호텔그룹인 아코르 그룹이 한국에 선보이는 중저가 체인 호텔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룸서비스, 세탁서비스 등은 없다. 대신 동전 세탁기와 양말 자판기, 복사기, 팩시밀리 등을 준비해 투숙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베스트웨스턴 호텔도 객실과 레스토랑 이외의 시설을 없애고 객실료를 1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현재 한국에 4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20∼30개까지 늘릴 계획.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스위트호텔은 특1급 호텔이면서 지하 1층에 편의점을 설치한 점이 독특하다. 객실 내 미니바도 없애 고객의 부담을 줄였다.
장 폴 퐁트닐 이비스앰배서더서울호텔 총지배인은 “중저가 특급호텔은 이미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는 보편화돼 있다”며 “한국에서도 중저가 호텔과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호텔이 앞으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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