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美대사관 직원 아파트…주공 “임대용 120가구 추진”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13분


정부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 인근에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용 장기 임대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주택공사는 국방부 및 문화관광부의 요청에 따라 용산구 이태원동 23의 34 일대 국방부 소유 부지 1만3891평에 미 대사관 직원용 임대아파트 120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국방부는 주택공사에 필요한 사업부지의 사용권을 빌려주고 주공은 30∼80평형 규모의 아파트 2동을 짓기로 했다.

당초 미국측은 152가구 규모를 요구했으나 사업성 분석 결과 가구 수는 일부 줄었다. 사업비는 375억4400만원 정도로 추정됐다.

아파트의 임대료는 70평형 기준으로 연간 48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됐지만 미국측은 2000만원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신축으로 미 8군 헬기장을 용산기지 내 미대사관 주택부지로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대체 주택용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주공은 미대사관 임대아파트 건설에 2년 정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므로 박물관 개관 예정 시기(2005년 중반)를 고려할 때 조만간 착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의 협상창구를 맡고 있는 문화부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추진기획단 이상필 과장은 “현재 아파트 임대료 수준을 놓고 한미간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양측의 의견차가 워낙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측이 올 3월부터 시작된 아파트 임대료 협상을 지금까지 결정하지 않는 이유는 중구 정동 덕수궁 터 대사관저 안에 건설을 추진 중인 대사관 직원용 아파트사업을 한국 정부가 조기 승인해 주도록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 대사관은 지난해부터 덕수궁 터에 지상 8층, 54가구 규모의 직원용 아파트를 건립하고 옛 경기여고 부지에 지상 15층, 지하 2층 규모의 대사관 건물을 신축하는 계획을 추진하다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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