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감자료 의사數 엉터리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17분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제출했던 자료가 실제와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국세청 및 의료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내놓은 ‘2003년도 국정감사 재정경제위원회 요구자료’에서 지난해 개인 병원 및 의원 사업자 5만3788명은 한 해 동안 15조827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본보 취재팀의 확인 결과 국세청이 발표한 의사 수는 양방(洋方) 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의사와 한의사, 수의사, 조산소 사업자 등 전체 보건업 가운데 소득세 신고 대상자를 모두 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국세청 당국자도 “의사뿐만 아니라 보건업 전체 사업자의 수여서 ‘의사’ ‘개인 병·의원’의 실제 숫자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연간 수입도 보건업종 가운데 소득세 신고 대상자의 매출이어서 개인 병·의원의 실제 수입보다는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철수(尹澈洙) 의료개혁국민연대 대표(의사)는 “국세청 자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와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실상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잘못된 통계로 매년 11월 중순 의료계 대표와 정부가 보험수가를 결정하는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요양기관은 모두 6만5471개이며 이 가운데 개인병원은 780개, 의원은 2만2728개 등이다.

이 자료는 22일 국세청에 대한 국감을 앞두고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김동욱(金東旭) 김정부(金政夫) 임태희(任太熙) 정의화(鄭義和) 의원의 요청으로 국세청이 공개한 것이다.

김정부 의원은 “국세청이 의사와 의료인 사업자도 구분하지 않은 채 무성의하게 자료를 내놓아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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