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자금비리 진로前회장 등 34명 기소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25분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안대희·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는 29일 분식회계로 수천억원을 사기대출 받거나 부실계열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7개 부실기업 사주와 임직원 34명을 적발해 진로그룹 장진호(張震浩) 전 회장과 건영그룹 엄상호(嚴相皓) 전 회장 등 18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속 기소된 부실기업주는 장 전 회장과 엄 전 회장 외에 갑을그룹 박창호(朴昌鎬) 전 회장, 대산건설 최진강 전 사장, 열린금고 전 대표 손성호씨, ㈜동신의 노진각 전 회장 등이다.

검찰은 또 고합그룹 장치혁(張致赫) 전 회장 등 1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공적자금 18억원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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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이들 7개 기업이 금융기관을 속이고 대출받은 금액은 1조9171억원이다. 또 이들 7개 부실기업의 부도 등으로 금융기관이 떠안은 부실채무 규모는 4조1732억원에 이르며 이들 금융기관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이로써 2001년 12월 특별수사본부 발족 이후 적발된 공적자금비리 사범은 145명(65명 구속, 68명 불구속, 11명 수배, 1명 수사중)으로 늘어났으며, 회수된 공적자금도 418억8800만원으로 증가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S건설, N사, D건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10여개 부실기업주와 불법대출에 연루된 금융기관 임직원 등 79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진로그룹 장 회장은 1995∼97년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을 속이고 5500억원을 대출받았으며 ㈜진로 등 계열사 자금 60억원을 빼돌려 경영권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합그룹 장 전 회장은 95∼96년 재고자산 과다계상 등의 방법으로 회계를 분식한 뒤 6794억원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았으며, 적자가 난 계열사 고려석유화학이 이익이 난 것처럼 재무제표를 꾸민 뒤 부인과 가족들에게 이익금 54억원을 배당토록 한 혐의다. 건영그룹 엄 전 회장은 94∼96년 공사수익을 과다계상한 뒤 1000억원을 대출받고, 1030억원을 계열사에 부당지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건영의 전 법정관리인이던 조왕제(趙王濟)씨는 비자금 5억원을 조성해 이 중 3억원을 주택재개발조합장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갑을의 박 전 회장은 금융기관을 속여 5500억원을 대출을 받은 혐의가 적발됐으며 동신의 노 전 대표는 열린금고의 손 전 대표를 동신 부회장으로 영입한 뒤 유령회사 명의로 융통어음 등을 할인받은 다음 부도처리하는 방식 등으로 열린금고에서 92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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