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뒤엔 값 뛴다"…서울江南 재건축 3.7% 올라

  • 입력 2003년 9월 30일 17시 35분


정부의 강도 높은 재건축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 값은 오히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 매매가는 8월말 대비 평균 3.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등 수도권 평균상승률(2.8%)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치.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4.9%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동구 4.3% △강남구 3.0% △서초구 1.3%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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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30일 현재 송파구 잠실주공2단지 15평형의 호가는 6억5000만원으로 8월말보다 55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주공3단지 17평형도 6억7500만원에서 6억9500만원으로 200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9·5대책 영향으로 시세가 급락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더디기는 하지만 예전 수준을 꾸준히 회복해가고 있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정부 발표 직후 1억원 이상 떨어져 7억5000만원까지 내려갔지만 현재 8억원대에 시세를 형성했다. 31평형도 6억3500만원에서 7억2000만원까지 올라섰다.

이 밖에 개포주공, 반포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떨어졌던 시세를 거의 회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기존 아파트의 기대심리가 재건축아파트로 다시 옮겨 붙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정부의 9·5대책으로 기존 아파트 중대형 평형의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이 크게 뛰자 재건축아파트의 수익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환율 하락과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의 1순위로 꼽히는 ‘강남 아파트’의 투자심리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조사분석팀장은 “10월부터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에 1년 거주 요건이 추가되면서 지난달 말 세금을 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쏟아졌다”면서 “급매물이 거의 소진되자 다시 호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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