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제부총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서 “원-엔화 환율이 지난 4년간 1엔당 10원을 유지해 왔으나 일본 경제가 빨리 회복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에도 차이가 있어 이 구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원-엔 디커플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달러화 약세 속에서 원화와 엔화의 동반 절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은 경제회복 속도, 대미(對美) 경상수지 등 처해 있는 경제 여건이 많이 다른데 원화와 엔화가 비슷한 속도로 절상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김 부총리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미국이 자국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아시아국 통화에 절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원화는 2002년 이후 절상률이 14%를 넘어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이며 물가를 감안하면 일본의 2배에 이르고 있다”고 말해 원화의 급작스러운 절상(원화환율 하락)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또 “앞으로 아시아 국가의 통화 절상이 있어도 한국은 그 폭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고 수출 경쟁력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집단소송제가 앞으로 1, 2주 내에 국회에서 통과하면 증시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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