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부익부 빈익빈’ 심화

  • 입력 2003년 10월 6일 17시 52분


채권시장에서 우량 회사채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국공채 금리가 계속 떨어지자 대안으로 우량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는 반면 기업 부도에 대한 우려로 비우량 회사채는 여전히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협회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신세계는 고금리(8%) 회사채 차환(借換)을 위해 지난달 30일 회사채(신용등급 AA) 1000억원어치를 사상 최저 금리인 연 4.4%로 발행했다.

롯데쇼핑(AA)은 2500억원, 우리금융지주(AAA)는 3000억원, 한국남동발전(AAA)은 1200억원, 에쓰오일(AA―)은 1000억원 규모로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했다.

은행 보험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들이 만기 보유 목적으로 우량 회사채를 적극 사들이면서 회사채와 국공채의 금리 차도 줄어들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3년 만기 회사채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 차는 올 3월 0.5%포인트 선에서 6월 1.29%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일 0.95%포인트로 간격을 줄였다.

이재욱 KIS채권평가 조사평가팀장은 “이에 비해 신용등급이 B이하인 회사채는 부도와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 때문에 여전히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코스닥 등록 의류업체인 화림모드가 최종부도 처리되는 등 경기 회복 부진으로 중소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커진 상황이어서 비우량 회사채 기피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채권평가 허창협 상무는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기 전에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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