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경기는 바닥이지만 수입차는 물론 고가(高價)의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는 점차 늘고 있다. 경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8월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가운데 티코 마티즈 비스토 등 배기량 800cc 미만의 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같은 기간의 4.9%에서 4.4%로 떨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점유율 27.1%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2000cc 이상의 대형차와 SUV는 승용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체어맨 에쿠스 오피러스 등 대형차의 점유율은 1998년 3.5%(2만197대)에서 작년 말 8.0%(9만8308대), 올 1∼8월 8.9% 등으로 높아졌다.
SUV의 점유율도 작년 8월 말 24.0%에서 올해는 27.7%로 올라서며 점유율 1위로서의 지위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중형차 수요가 SUV로 전환돼 판매량이 크게 느는 것. SUV 점유율은 1500∼2000cc 미만의 중형차(22.7%)나 1500cc 미만의 소형차(23.0%)와의 차이를 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내수침체로 9월 말까지 전 차종의 판매가 줄었지만 싼타페는 오히려 9.9%(5만6996대) 증가했다.
대우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9월 말까지 현대차의 베르나와 클릭의 판매 대수는 2만3600여대로 그랜저XG의 4만2000여대에도 못 미친다”며 “외환위기 이후 심각해진 소득불균형이 자동차업체의 영업이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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