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판매도 대중화 바람…인터넷-할인점서 팔아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7시 31분


명품(名品)의 가치는 희소성이 좌우한다.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명품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명품 매출이 감소하면서 최근 명품 판매방식에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명품 산업’이 크게 발달한 유럽에서는 명품들이 초호화 상점에서 벗어나 일반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최근 유럽의 고급 쇼핑몰에는 시즌이 지났거나 단품(斷品)된 명품을 모아서 할인 가격에 파는 전문 상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할인 명품을 취급하는 쇼핑몰 상점들은 명품 소비자의 희소성 욕구를 최대한 만족시키기 위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초대 고객’만을 입장시키는 이벤트 행사를 열고 있다.

인터넷도 명품 대중화를 이끄는 판매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인터넷 사이트 ‘육스(Yoox)’는 30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모아놓은 대표적인 온라인 명품 백화점. 지금까지 70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7만건의 주문 건수를 올렸다. 총 구매 고객 중 70%가 재구매 고객이다.

인터넷 판매 전략도 쇼핑몰 할인 명품점과 비슷하다. 싸게 팔지만 고급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 웹사이트 디자인은 저렴한 가격보다 명품의 격조를 강조하는데 포인트를 두고 있다. 고객에게 배달되는 상품에 최고급 포장재를 쓰는 것도 성공 요인.

젊은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육스는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4·4분기(10∼12월)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1∼6월) 1000만유로(약 117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육스는 최근 대형 벤처캐피털 회사인 벤치마크 캐피털로부터 650만유로의 투자를 유치했다.

바니스, 해로즈 등 최고급 백화점이 아니면 상대하지 않던 명품 제조업체들도 인터넷과 쇼핑몰 할인점을 통한 대량 판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희소성을 고집하며 ‘독야청청‘하기에는 명품 대중화의 바람이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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