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국민임대주택인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지구 백설마을의 경우 2001년 9월 입주 후 2년 만인 지난달 임대 재계약을 시행했으나 재계약 대상 314가구 중 150여 가구만이 재계약을 완료했다.
이처럼 재계약 비율이 낮은 것은 가구소득이 기준을 초과하거나 임대보증금에 금융권 압류 등 채무가 있을 때는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
특히 2002년 9월까지는 가구주의 월 소득만 따졌으나 재계약 시점에는 가구원 전체의 소득을 따져 가구소득이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전국의 다른 국민임대주택도 백설마을과 사정이 마찬가지로 입주민의 30∼40%는 재계약 대상에서 탈락할 전망이다.
경기 안산시 고잔지구 16, 17단지(1500가구)는 다음달, 수원시 매탄4지구 6단지(630가구)는 내년 1월 재계약 시기가 도래한다.
국민임대주택은 생활보호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영구임대주택과는 달리 입주자격을 저소득층으로 완화한 대신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액을 늘린 주택이다.
입주자격은 전용면적 50m² 미만은 가구 소득이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의 50%(올해 월 139만6200원), 50m² 이상은 70%(올해 195만4680원) 이하로 제한된다. 2년마다 재계약하며 최대 30년까지 살 수 있다.
입주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건설교통부는 지난달 24일 소득 초과 가구라도 임대보증금을 현재 1500만원에서 1900만원으로, 임대료를 현행 월 15만2000원에서 25% 올리는 조건으로 2회(4년)까지 재계약할 수 있도록 재계약 규칙을 개정했다.
대한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 이순현 임대과장은 “소득이 높아지면 나가고 다른 저소득층을 살게 하는 것이 임대주택의 취지”라며 “국민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소득기준이 향상된 현실적인 재계약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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