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부르기 쉽고 외우기 편해야 합니다. 거기에 오징어 맛이 나는 땅콩과자를 ‘오징어땅콩’, 초콜릿이 발린 파이를 ‘초코파이’, 감자로 만든 스낵을 ‘감자깡’ 등으로 불러 제품 원료의 특징을 잘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었죠. 하지만 요즘은 제품의 기능적 특성이 상품명에 바로 드러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 설명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상품의 기능이 머릿속에 ‘콕’ 들어오도록 말이죠.
올해 초에 나온 기능성 껌인 ‘스캐빈저’(입속 청소부)가 좋은 예입니다. 이 껌은 충치예방 기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입속 유해균을 죽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답니다. 입속 청소부라는 제품의 기능이 그대로 이름으로 사용됐습니다.
CJ의 ‘팻다운’(체지방 감소), 풀무원의 ‘브레인 원’(두뇌 최고), 상아제약의 ‘청폐플러스’(건강한 폐) 등도 같은 성격입니다.
팻다운은 식이섬유가 몸 안의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운동 전후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브레인 원은 DHA가 함유돼 두뇌 활동을 돕고요, 청폐플러스는 신선한 야채 추출물이 폐를 깨끗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네요. 앞으로 기능성 이름이 더 늘어난다면 제품 이름을 따로 외우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철수 어머니는 가게에 들러 가족의 치아건강을 위해 ‘입속 청소부’ 껌을 사고, 담배 피우는 남편용으로 ‘건강한 폐’ 음료를 구입합니다. 공부하는 딸을 위해서는 ‘두뇌 최고’라는 건강보조식품도 잊지 않습니다. 장보기를 끝낸 철수 어머니는 헬스장에서 ‘체지방 감소’ 음료를 마신 후 운동을 시작합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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