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장세’ IT-금융주서 통신-증권 등 매수업종 확대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08분


외국인투자자는 앞으로 한국 주식 바구니에 무엇을 사다 담을까.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장세가 계속되면서 증시의 관심이 온통 외국인이 어떤 주식을 살지에 모아지고 있다.

10월에 접어들면서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소재주 등과 금융주 등이 집중 매집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외국인 매집 업종과 종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정보기술주와 금융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업종 종목 다양화가 더 진행될 것인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맞선다.

▽업종과 종목 다양화 추세=외국인은 이달 6∼15일 한국 시장에서 1조6500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의 변화를 보기 위해 6∼10일과 13, 14일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20종목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타난다.

IT주 중에서 삼성전자가 순매수 1위에서 9위로 밀렸고 삼성SDI는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같은 IT주인 LG전자가 3위로 신규 진입을 했다.

양대 산맥인 금융주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2위에서 5위로 밀렸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20위 밖으로 밀렸다. 대신 삼성증권이 20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삼성화재 LG투자증권 외환은행 등이 새로 진입했다.

통신주 가운데서는 지난주 순위에 없던 SK텔레콤이 1위로 올라섰고 KT도 7위로 순위권 안에 들었다. 조선 건설 시멘트 업종이 새로 리스트에 들어 업종도 다양해졌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전문가들은 일단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왜 사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장기적인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아시아 지역 내 자산을 늘리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망은 다소 차이가 난다.

강성모 동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내 신흥시장 펀드 등이 한국 증시의 특정 종목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의 하나인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앞으로도 매우 잘 분산된 투자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 덕분에 시장 분위기는 좋지만 시장을 확실하게 달구는 스타 종목이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형 우량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이 돌아가며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등 재료를 가진 개별 주식이 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IT주와 금융주의 양강체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더 강하게 오르면 IT주가 장을 주도하고 그렇지 않으면 오르는 종목이 분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