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점을 친 인터넷 주식들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인터넷 주식들마저 성장성 둔화를 예상하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탄력을 잃고 있다.
▽실적발표 직후 미국 인터넷기업 약세로 전환=아마존 이베이 야후 등 미국 인터넷 기업의 주가가 이달 들어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3·4분기(7∼9월) 실적이 좋아졌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힘을 잃어 시장에 주는 충격이 심했다.
아마존은 올 3·4분기에 사상 세 번째로 큰 흑자를 달성했다. 3510만달러의 적자를 낸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6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는 것.
그러나 내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22일 주가는 8.96% 급락한 주당 54달러로 밀리면서 뉴욕 증시 폭락을 주도했다.
이베이도 17일 3·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가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야후 역시 8일 3·4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으나 주가는 40∼43달러 선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4분기의 좋은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시장은 인터넷기업의 4·4분기(10∼12월)와 내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인터넷기업 언제 회복할까=한국 인터넷기업들의 주가는 7월 상승세를 멈추고 제자리걸음 또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3·4분기 실적은 대체로 전문가들의 예측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격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마케팅에 돈을 써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된 것이 특징.
키움닷컴증권에 따르면 NHN은 전체 매출액이 2·4분기(4∼6월)보다 7.0% 늘었지만 마케팅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7.8% 떨어졌다. 네오위즈는 매출이 2·4분기보다 14.2% 줄었다.
다음도 매출액은 12.9% 늘었으나 광고 선전비로 33억원이나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은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7% 줄어들었다.
남혜진 키움닷컴증권 연구원은 “이런 실적은 이미 7월 이후 주가에 반영됐다”며 “외형과 수익성 회복 여부는 내년 영업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심준보 한화증권 연구원은 “4·4분기에는 인터넷 상거래가 늘어나는 등 실적이 좋아지겠지만 주가가 올 고점을 넘어서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그는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해외 진출 등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요 인터넷 기업 2004년 실적 추정치 | ||||
회사 | 매출액(억원) | 증감률(%) | 영업이익(억원) | 순이익(억원) |
NHN | 2,353 | 35.2 | 1,024 | 763 |
네오위즈 | 1,095 | 29.9 | 383 | 260 |
다음 | 2,013 | 39.1 | 695 | 529 |
옥션 | 756 | 26.4 | 214 | 205 |
자료:키움닷컴 |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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