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총선이 있을 내년 상반기면 풀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1∼20일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은 각각 ―9∼―10%, ―5%안팎 수준에서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백화점 매출은 2월부터 9개월째, 할인점 매출은 6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특히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 감소는 의류와 전자 제품 등 소비심리의 지표가 되는 품목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서울 무역센터에서 열린 무역협회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소비가 내년 1·4분기(1∼3월)에는 정상화될 것이며 늦어도 상반기(1∼6월) 중에 정상수준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지난 8개월간 소비자금융의 35%인 25조원이 감소하는 등 소비위축으로 기업 투자가 미뤄지고 자동차업계 파업, 태풍피해가 겹쳐 경기회복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요 민간경제연구소들은 “내년 봄 총선 이전에 소비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洪淳英) 경제동향실장은 “가계부채 과다와 신용불량자 문제에 최근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까지 맞물려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부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된 뒤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도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은행권이 주택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는 것도 소비심리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수출호황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내년 하반기에나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