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경쟁에 돌입했나?=현대차는 2000년 6월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를 하면서 “다임러측이 우선적으로 지분 10.46%를 인수하되 2003년 9월부터는 협의 없이 장중에서 5%의 지분을 추가로 살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28일 현재 정 회장의 우호지분은 23.74%. 동양증권 강상민 애널리스트는 “다임러가 추가매입 권리를 행사해 5%를 사들이면 현대모비스(13.21%)를 제치고 최대주주(15.5%)가 되며 우호 투자펀드와 연계한다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우호지분만으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
다만, 다임러가 실제로 5%를 더 사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작년 말 19.2%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고 수준인 만큼 투자를 늘려 경영에도 일부 참여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다임러가 경영에 참여하면 현대차가 현대카드나 모비스 등 계열사를 지원하는 행위도 사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증권은 “다임러가 투자한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의 경영이 어려워 4000억∼5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꿈틀거리는 불화설=현대차와 다임러의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베이징현대차와 합작관계인 베이징자동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 산하의 벤츠와 합작사를 설립키로 해 현대차의 심기를 건드렸다. 또 9월 이후 현대차의 미국판매법인(HMA)의 고위 경영진이 대거 다임러크라이슬러 산하의 미쓰비시 북미법인으로 이동했다.
여기에다 현대차와 다임러의 전주 상용차 합작회사의 설립도 이유 없이 지연되자 “다임러가 중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다임러나 현대차는 모두 제휴 관계를 흔들어 이익이 될 것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상용차 합작이 결렬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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