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자금 전반을 조사하는 것은 모든 기업을 파헤쳐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선자금과 무관한 기업이 곤욕을 치를 수 있다”며 “그러나 SK 외에도 혐의점이 드러나거나 수사 단서가 확보된 경우에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이날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선 때 자금의 총지휘는 김원기(金元基) 이상수(李相洙) 의원 두 분이 주로 (자금을) 맡았다고 하더라. 기업으로부터 돈을 전부 입출금시켰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분들이 당 공식기구를 배제시키고 사조직 비슷한 분들을 회계책임자로 앉혔고, 탈당하면서 장부를 다 들고 가버렸다”면서 “민주당에서 여러 가지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건이 좀 있다. 나중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대선자금 입출금 명세에 대한 감사를 추진해온 민주당 예결특위(위원장 노관규·盧官圭)는 29일 최고위원회의 보고를 거쳐 관련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대검 중수부가 노 후보 진영의 ‘이중장부’ 의혹과 관련한 자료제출을 요청해온 데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 제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선 당시 민주당 총무본부장이었던 열린우리당 이상수 총무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 때 우리나라 5대 기업 중 SK로부터 가장 많은 25억원을 받았고, 그 다음 그룹에서 15억원, 나머지(3개 그룹)는 10억원 이하였다”며 민주당측의 의혹 제기에 반박했다. 그는 “5대 기업은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롯데를 가리킨다”며 “이들 기업으로부터 모금한 액수는 75억원이 결코 넘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이 제기한 ‘이중장부’ 의혹에 대해 “결단코 이중장부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이중장부 의혹에 대해 “이 사건도 특검으로 넘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26일 노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문제와 관련해선 검찰이 부담스러워할 것’이란 얘기를 했다. 그 안에 답이 다 포함돼 있다”며 “SK비자금과 관련해 한나라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평가하면 98∼99%이상 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이제 특검으로 넘기는 것이 검찰에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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