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2월 취업문 뚫기]"면접질문엔 결론부터 말하라"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8시 16분


이달 초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채용박람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간단한 면접을 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달 초 서울 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채용박람회’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간단한 면접을 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1월 들어서면서 다시 채용시장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10월 중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면서 채용시장이 활기를 띠었으나 남은 11월과 12월에는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것. 올해 안에 취업을 결정짓겠다는 구직자라면 11월 이후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을 체크해 요구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반기 채용 현황=채용정보업체 리크루트(www.recruit.co.kr)가 22∼28일 주요 기업 119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올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6191명)보다 17.5% 줄어든 526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1.0%에 달하는 4266명은 이미 채용됐거나 채용이 진행 중이고 11월과 12월에 새로 모집하는 신입사원 수는 1003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이후 채용 예정 인력은 금융, 석유화학, 유통부문을 중심으로 한 813명의 공채와 정보기술(IT), 자동차, 중공업 관련 기업의 수시 채용 190명 등으로 나눠진다.

제약과 금융부문은 지난해보다 35% 이상 채용 규모가 줄었고 나머지 IT, 전기전자, 유통 등도 작년보다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채용 동향=금융업계 채용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7.1% 정도 줄어들었다. 이는 카드 회사들이 대폭 채용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25개 금융회사 가운데 한국은행을 포함한 12개 기업이 채용을 진행하고 있거나 11월 이후 뽑을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은 11월초에 각각 100명 내외를, LG투자증권은 11월에 약 2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석유화학은 16개의 기업 중 12개 기업이 채용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다. 대규모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이 많고, 소규모로 채용한다는 게 특징. 뽑는 인원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금강고려화학(KCC)이 11월 이후 140명 정도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고, 고려화학과 애경화학도 올 하반기에 소규모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T 및 전기전자 기업 가운데 LG CNS, SK텔레콤, CJ시스템즈 등 8개 기업에서 채용이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수시채용을 할 예정이고 KT는 11월 초 35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건설업계는 유일하게 지난해 하반기보다 채용인원을 소폭 늘렸다.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건설경기가 계속 호조를 보이고 이라크 복구사업에 대한 기대심리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5개 건설업체 중 LG건설, 포스코건설, SK건설 등 6개 기업이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11월 초 대우건설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취업 전략=매년 필기시험은 없어지는 반면 면접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부분 기업이 2번 이상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갑자기 학점이나 영어성적을 올리기는 불가능한 일. 11월 입사를 노린다면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꼼꼼하게 모아 면접을 준비하는 게 효과적이다.

면접 때 지나친 자신감이나 겸손함은 금물이다. 대신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좋다.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가는 집단면접이라면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전체 분위기를 리드한다는 느낌으로 참여하는 게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질문에 대답할 때는 결론을 먼저 말한 후 이유와 설명을 붙이는 게 좋다. 모르는 내용을 질문 받았을 때는 솔직하게 모른다고 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는 척하거나 우물쭈물 얼버무리는 것은 감점 요인.

‘내 말이 맞다’는 독불장군형이나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것 같다’는 소극주의자는 채용담당자들이 싫어하는 유형이다. 동종 경쟁업체에 대한 비난도 삼가야 한다. 비방하는 사람은 뒤돌아서면 자기 회사도 흠잡을 수 있는 위험인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단골로 등장하는 면접 질문=자기소개, 성격의 장단점, 학창시절 등 개인사에 대한 질문은 단골 면접 질문이다. 개인사에 대해서는 이력서에 적힌 내용을 토대로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

지원동기, 회사에 대한 관심도, 직무관련 지식 등에 관한 질문도 자주 등장한다.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맞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면접 전에 미리 지원하는 회사의 정보를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 파병’ 등 최근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영어로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라는 경우도 많다.

이정주 리크루트 사장은 “면접 때는 수동적으로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자신을 세일즈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학점과 영어 성적 등 기본적인 사항을 충실하게 준비한 후 친구들과 조를 짜서 기업별 면접을 꼼꼼하게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도움말:리크루트, 스카우트)

11월과 12월 중 신입사원 채용 기업
기업모집인원모집기간
KT 350명 11월 5일까지
대우전자 100여명 11월
삼성전기 100여명11월
KTFT 20∼30명 11월 8일까지
동아제약 50명 10월 31일까지
중외제약 35∼40명11월 7일까지
대웅제약 50∼60명 11월
우리은행 180명11월 3일까지
중소기업은행 100여명 11월
농협 200여명 11월
LG투자증권 15∼25명 11월
샘표 00명11월 2일까지
보광훼미리마트 80여명11월
농심그룹 00명10월 31일까지
빙그레 40여명10월 31일까지
이랜드 100명 10월 31일까지
로레알코리아 10∼20명12월
동방그룹 25명 내외11월 1일까지
대한항공 80∼90명11월 3일까지
금강고려화학140여명11월 이후
대우건설00명11월
대한항공100명11월 3일까지
기업사정에 따라 채용 일정이 조정될 수 있음. 자료:스카우트, 리크루트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면접 단골 질문 ▼

1. 자기소개를 해 보세요.

2. 학창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요.

3. 자기 성격의 장단점은….

4. 지원 동기는….

5.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요.

6. 급여는 어느 정도 원하나요.

7. 오늘 아침 신문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것은….

8. 영어로 성장과정을 말해 보세요.

자료:스카우트

▼인사 담당자 주요 체크 포인트 ▼

기업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체크할까.

현재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거나 11월 중 모집 예정인 KT, 우리은행, 빙그레 등 3사의 인사담당자를 통해 각 업종의 주요 채용 기준을 살펴보았다.

정보기술(IT) 분야는 전문적인 자격증이 있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KT 인사팀 홍동기 과장은 “IT업체는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적인 IT업체들이 내놓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상당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통용되는 국제 자격증으로는 시스코 인증 네트워크 전문가(CCNA, CCNP, CCIE), 오라클 공인 데이터베이스 전문가(OCP), 선 공인 자바 전문가(SCJP), MS 공인 시스템 엔지니어(MCSE), MS 공인 데이터베이스 관리자(MCDBA), MS 공인 솔루션 개발자(MCSD) 등이 있다.

IT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아 어학 능력도 필요하다. KT에 지원하려면 토익 750점이 넘어야 한다. 지난해 사무직 합격자의 토익 평균점수는 910점, 기술직은 850점 정도였다.

금융권은 금융, 경제 등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게 중요하다. 우리은행 인사팀 유종갑 과장은 “대부분 금융권의 전형절차는 서류, 인성·적성 검사 및 필기시험, 실무자 면접, 임원 면접과 신체검사로 이뤄진다”며 “필기시험에서 금융, 경제, 사회 일반에 대한 논술시험을 보기 때문에 기초적인 경제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금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높은 도덕성도 필수다. 인성·적성검사는 도덕성을 살펴보는 시험이라 할 수 있다.

유 과장은 “과거 금융권은 보수적이라고 평가됐으나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며 “면접 때는 자신의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의상과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 및 제과업계는 깔끔한 이미지가 중요시된다.

빙그레 인재개발팀 신성용 팀장은 “단정한 정장차림으로 첫 인상을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면접할 때는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겸손함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또 자기소개서에 입사지원 동기와 입사 후 포부를 적극적으로 작성하면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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