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지난달 31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1일에는 ‘동북아판 다보스 포럼’ 발족을 제안했다.
정 회장이 제안한 ‘동북아시아 경제 와이즈맨 원탁회의(NEAR)’는 세계적인 기업인, 경제학자, 정부 인사들이 정례적으로 만나 동북아 경제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고 발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
현대·기아차는 이 회의체를 격년제로 제주도에서 개최해 대표적인 국제 민간 경제포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번 제주평화포럼에 재계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또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에 힘입어 국내 경기가 곧 밝아질 것”이라며 “조속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출 확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과 노 대통령의 면담에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회사 경영에만 주력해 왔던 정 회장이 이처럼 대외 활동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정 회장의 행동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제안한 동북아 포럼은 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 허브 구상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 대통령이 7월 중국을 방문해 현대차의 중국내 합작공장인 베이징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정 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았다.
현대차는 “이번 포럼 제안은 정부와 기업의 공동 목표를 놓고 기업이 발전적 대안을 제시한 시도로 정부-기업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며 “정치적인 고려는 일절 없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자금 수사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후임 회장 선임 진통 등으로 재계가 어수선한 시점에서 정 회장이 ‘새로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데 대해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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