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총자산 223조 '슈퍼뱅크'
“고객의 성공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인생의 파트너.”
한국 금융권의 선도은행인 국민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브랜드 콘셉트다. 국민은행은 김정태(金正泰) 행장이 기초한 건전성과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을 바탕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소매금융 시장에서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은행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영업전략=2001년 11월 1일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하면서 출범한 새로운 국민은행은 2003년 9월 말 현재 총자산 223조원, 점포 수 1266개, 고객 수 2410만명인 한국의 ‘슈퍼 뱅크’.
지난해 11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60위권인 국민은행은 독일의 2위, 일본의 4위, 프랑스의 6위, 미국의 18위 은행과 필적할만한 규모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위치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브랜드 가치는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오히려 국민은행 브랜드의 최고 강점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영업 전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다른 은행보다 앞서 소매금융 시장을 장악한 국민은행은 최근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중은행 가운데 제일 먼저 주택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는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또 고객의 소득과 ‘캐시 플로(현금흐름)’를 고려한 대출방식을 도입하는 등 앞서가는 선진 금융경영 방식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또 이자 외에 로또복권 프라이빗뱅킹(PB)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투자금융 등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해 고객에게 앞서가는 은행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한국의 은행으로 유일하게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국제적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 역시 국민은행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은행사업에 진출하는 등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세계적 소매금융기관을 꿈 꾼다=국민은행 김 행장이 제시하고 있는 경영 목표는 ‘세계 수준의 소매금융기관’.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2005년 말까지 세계 30위권 수준인 시가총액 250억달러, 총자산이익률(ROA) 1.5%, 자기자본이익률(ROE) 25%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에게 세계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김 행장이 요즘 들어 부쩍 고객 만족과 친절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비스 면에서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특히 우량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멀티 스페셜리스트 뱅크(Multi-specialist Bank)’를 장기 성장전략을 세웠다. 이는 장기주택대출(모기지)를 중심으로 하는 소비자 금융과 중소기업 금융 등 경쟁력 있는 핵심 분야에 더욱 집중하여 세계적인 수준으로 전문화(Specialist)한다는 것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현대카드-'떠나라…' 광고로 빅히트
현대카드의 주력 브랜드는 ‘현대카드M’. 하지만 5월까지만 해도 ‘현대[M]카드’였다.
M의 위치가 바뀌면서 카드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또 M 속에 숨겨진 카드사의 전략은 어떻게 변했을까.
현대카드는 2001년 다이너스클럽카드를 인수해 이듬해 2월 첫 광고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현대[M]카드 광고를 통해 유행어로 떠올랐던 말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였다. 광고 화면에는 젊은 샐러리맨이 차를 타고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 휴가를 떠나는 모습을 담았다.
현대카드는 이 광고를 통해 현대[M]카드가 자동차 전문 신용카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동차 구입과 유지, 보수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라는 설명이다. 이 때 M은 자동차(Motor)를 의미했다.
올해 5월 현대카드는 대변신을 했다. 브랜드를 현대[M]카드에서 현대카드M으로 바꾸면서 M을 후방으로 배치한 것. 광고 내용도 자동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출발은 ‘M도 없으면서 쯧쯧쯧…’이라는 카피의 티저 광고.
티저 광고는 소비자의 호기심을 일으키기 위해 상품 이름이나 광고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조금씩 보여주는 광고 기법.
레스토랑과 비행기, 자동차 영업소를 배경으로 한 세 편의 광고가 차례로 나오면서 M의 정체도 조금씩 밝혀졌다. M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소비자에게 보여준 것.
M은 자동차(Motor)에 관련된 서비스를 넘어 레스토랑에서 사용하고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는 등 다중(Multiple) 기능의 신용카드라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가 많이 사용되는 상황을 설정해 현대카드M의 혜택을 자세히 알려주기 위해서 ‘멀티’라는 개념을 강조했다”며 “M 개념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변신으로 새 카드를 내놓은 지 3개월 만에 회원 30만명을 모집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M은 최근 ‘미니 M(mini M)’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미니 M은 기존 신용카드보다는 크기가 작은 일종의 보조카드. 열쇠고리로 사용하는 등 액세서리 기능도 있다. 요즘 현대카드의 광고에는 새로운 M 개념인 ‘미니’ 스커트를 입은 남자가 등장한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삼성증권-영업조직 대대적 혁신
고객의 신뢰는 금융회사 최고의 자산이자 브랜드 가치의 원천이다. 삼성증권은 2001년 황영기 사장 취임 이후 영업 직원의 평가와 보상 체계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주식 매매 중심의 영업 조직을 종합자산관리형 영업조직으로 개편해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황영기 사장은 “주식 위탁수수료 수입에 치중된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나친 약정 경쟁으론 고객 중심 경영이 어렵다고 보고 과거의 틀에서 과감한 탈피를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주식 약정이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있었지만 펀드 판매 액수와 기업 공개 시장 등에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렇게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시도된 종합자산관리형 상품인 자문형 랩 어카운트 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최근 시작된 일임형 랩 시장에서도 ‘삼성 랩’이라는 브랜드로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은 2001년부터 한국 프로야구 메인 후원자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10월에는 삼성증권배 국제테니스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 소속의 이형택 선수는 US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막대한 광고효과를 거뒀다. 환경관련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에코펀드의 판매 수익금으로 각종 환경관련 행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시가 주최한 실버박람회에 협찬하는 등 지역사회의 공익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삼성증권은 유럽지역의 대표적인 경제전문지인 유로머니가 선정한 한국 최우수 증권사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대한투자증권-'3-Win' 경영 선포
“고객의 수익률로 직원을 평가하는 증권회사가 있습니다.”
직원이 고객과 성패를 함께 하겠다는 믿음직스런 광고 카피 뒤에는 변호사 야구해설가 등 유명 인사들이 나와 ‘대한투자증권’을 노래한다.
대한투자증권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이 광고는 단순한 증권 매매와 펀드 판매에서 나아가 고객 자산운용회사로 변모하겠다는 대한투자증권의 의지를 담고 있었다.
이 회사는 1968년 한국투자공사로 출발해 35년여 동안 채권 및 증권시장을 선도해 온 증권투자전문회사. 지금은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종합자산관리회사’가 경영의 최고 목표다. 이를 위해 투신 주식 채권 기업금융 온라인 금융거래 및 보험업무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김병균 사장 취임 후 회사의 성장은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남명우 부장은 “최근 선포한 ‘3-Win경영’은 고객은 투자 수익률이 높아져 이기고, 직원은 마땅한 보상을 받아서 이기고 회사는 이익이 늘어 함께
이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투증권은 올 상반기 1203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2003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말까지 약 16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 펀드인 갤롭 코리아는 장기적인 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이다. 2001년 상승장에서 설정된 이 펀드는 이후 하락장에서도 수탁액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갤롭코리아 인덱스펀드(성장형) 인덱스스윙펀드(전환형) 블루칩 바스켓펀드(블루칩 투자형) 세이프티혼합형펀드(안정성장형) 안정혼합형(안정형) 등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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