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따르시아는 인천 부평구 부평동 동수시장 앞에 본사를 둔 인천의 토박이 기업이다.
김현제 사장(48)은 선친이 물려준 동수시장 앞 건물에서 1981년 원창물산이란 상호로 양말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연간 1000만달러 어치의 양말을 수출했다.
“유명 업체의 양말을 위탁 생산하다 보니 서글픈 일도 많았죠. 약속을 하고 찾아간 해외 바이어가 만나주지 않아 발걸음을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 때 자체 브랜드 양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베네통 같은 세계적 브랜드를 목표로 80년대 중반 인따르시아(이탈리아 말로 ‘섬세하다’란 뜻)를 상표로 등록했다. 자체 상표로 상품을 만들어야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확신 때문.
95년 인따르시아란 상표로 패션과 기능성을 도입한 양말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 양말로 단숨에 업계 정상에 올랐다.
이 같은 돌풍 뒤에는 연구개발을 중요시하는 김 사장의 경영철학이 있다.
그는 93년 일본의 한 바이어로부터 “상온(섭씨 35∼37도)에서 원적외선을 발생시키는 물질을 개발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연구기간 6년, 연구개발비용 120억원을 들여 투자 끝에 원적외선 발생물질인 ‘인스바이오’를 개발했다.
혈액순환, 정전기 방지 등의 기능을 가진 액상(液狀)물질인 인스바이오를 적용해 의류 및 탈취제 등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며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섬유용 탈취제는 러시아와 중국 독일 등에 수백만 달러 어치가 곧 수출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역에서의 고용 창출과 불우이웃을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90년대 초부터 남동공단의 공장 생산라인을 분업화하는 소(小)사장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들에게 생산라인을 쪼개줘 스스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 또 회사에 근무하는 친인척을 3명으로 제한하고 모든 직원을 공채로 뽑고 있다.
아울러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위해 인천지역 장애인들에게 매월 수백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할 계획인데 이 때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답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탄탄대로만을 달려온 것은 아니다.
외환위기 때 상호 때문에 외국제품으로 인식돼 매출이 뚝 떨어지기도 했다. 줄을 잡아당기면 허리선이 조여져 벗겨지지 않는 기능성 팬티 ‘엄중단속’을 내놓았다가 여성단체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은 “생명공학을 바탕으로 한 기능성 제품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2005년에는 연매출 6000억원을 올리는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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