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10월 가계대출 증가는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하면서도 빚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약화된 가계의 신용위험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은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49조2346억원으로 9월말에 비해 4조2594억원이 늘었다.
10월 중 가계대출 증가폭은 9월의 3조2129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던 지난해 10월 6조1221억원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7171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10월의 3조8079억원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통화운영팀 안희욱(安熙彧) 차장은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예고되고 각 은행의 담보인정비율이 잇따라 낮아지자 같은 담보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을 때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10월 중 주택 및 가계대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이날 펴낸 '10월 금융안정 보고서'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저소득층과 청년층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이 크게 약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신용카드 등 가계대출의 연체율 추이를 고려할 때 가계의 도산(倒産) 확률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이 늘어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가계 부채의 원리금을 상환하느라 실질적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는데 한계가 있어 경기회복 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채무부담 능력이 취약한 가계의 자금수요가 늘면서 은행의 비우량고객 비중이 더 빨리 늘어나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