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위조화폐 감별사 서태석 부장(60). 그는 한국 내 3명뿐인 위폐감별사 중 1명이다.
서 부장이 처음 위조화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64년 카투사로 근무할 때. 경리사병으로 근무하던 중 흑인병사가 가져온 달러를 보고 위조지폐임을 눈치 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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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 후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는 마땅한 직장을 구할 수 없자 당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외화를 취급했던 외환은행에서 일용직으로 위폐감별사를 하게 됐다.
그 후 1974년 필리핀 위폐 유통범인 적발 사건, 1981년 홍콩 위폐 200만달러 사건 등 굵직한 위폐사건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며 서 부장의 이름은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0년 서씨가 정년을 맞았을 때는 외환은행이 그를 적극 붙잡았을 정도로 몸값이 높아졌다.
올 9월 실시된 정기 인사에서 부장급으로 재계약한 서씨는 현재 연봉 1억원이 넘는다.
▽남들보다 2배 이상 노력하라=IBK컨설팅에 따르면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의 92%는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서 첫 직장을 시작했고, 70%는 몸값을 높이는 이직을 평균 3번 이상 했다. 만약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IBK컨설팅 정민서 컨설턴트는 “출발선이 남들보다 뒤졌다면 경쟁자보다 2배 이상 노력해 현재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1인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부장의 경우 눈뜨고 있는 시간 대부분을 지폐를 만지며 손을 훈련시키는 데 썼다고 한다. 청각도 단련돼 지폐를 셀 때 들리는 소리만으로 위조를 가려낼 수 있다.
상업고를 졸업하고 은행 개인고객업무(PB) 분야에서 명성을 얻은 이모씨(38)도 노력파. 이씨는 졸업 후 은행 전산장비관리 업무를 보면서 야간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PB 분야로 옮기면서 학원을 다니며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최근에는 국내 경영대학원(MBA)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전산장비 관리원에 계속 머물렀을 터이다.
▽나만의 강점을 찾아라=정 컨설턴트는 “1인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한 것”이라며 “자신의 기호와 강점을 고려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
직업에 대한 주관도 뚜렷해야 한다.
성균관대 경영학을 전공한 정태웅씨(39)가 보험업을 하겠다고 말했을 때 주위 모든 사람들이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정씨는 보험업에 대해 초지일관 관심을 보였다.
종합자산관리사(FP)와 종합재무설계사(AFPK) 자격증까지 딴 정씨의 연봉은 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 그는 지난해를 포함해 대한생명에서 8년 연속 보험왕에 올랐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1인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남다른 성공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모험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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