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개인들이 종합주가지수 800선 이상에서도 마냥 증시를 외면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막상 개미투자자들은 별다른 전략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들은 연중 최저점이었던 올 3월 17일 이후 11월 5일까지 모두 7조56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12조1564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과 정반대 투자 전략을 취한 것. 실질고객예탁금은 10월 말까지 7조2595억원이 빠져나갔고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탈 현상도 지속됐다.
6일에도 외국인은 3465억원의 ‘사자’ 세를 이어간 반면 개인은 1044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나마 개인이 선호한 종목은 철저히 소외됐다. 3월 저점일 이후 이달 5일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상승률은 19%에 그친 반면 순매도한 상위 20개 종목은 106% 올랐다. 결국 원금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벌 기회는 연달아 놓친 셈이다.
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여름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따라 샀어야 한다며 후회하는 투자자가 많다. 그러나 막상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객장에서 투자문의 등은 소폭 늘었지만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너무 올라버린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아직은 우세한 분위기다. 결국 개인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한 채 ‘외국인만의 잔치’에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은 6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투자자의 증시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으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증권이 근거로 내놓은 것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정부 정책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매력 감소 △경기회복에 대한 공감대 확산 △주식 보유물량의 급격한 감소 등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이 시점에서 투자에 나설 경우 얻을 수익률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름세는 지속되지만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주가 부담감도 존재하기 때문. 과거 개인들이 지수 800선 이상에서 뛰어들어 외국인의 차익 실현을 도와준 패턴이 반복돼 온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고 외국인이 차익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 오르는 종목만 오른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주식시장에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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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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