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42만주 장내 매입

  • 입력 2003년 11월 7일 23시 55분


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과 KCC 정상영 명예회장간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KCC는 7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42만주(총발행주식의 7.5%)를 장내에서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CC의 지분은 8.6%로 높아졌으며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지분까지 합하면 10.6%에 이르러 김문희씨(현정은 회장의 모친) 18.6%, 신한BNP파리바 투신운용 12.8%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신한BNP파리바의 지분매입에는 정 회장이 개입했다는 관측이 많아 정 회장의 우호세력 지분은 이미 현 회장측의 지분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현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이번에는 펀드를 통하지 않고 KCC에서 직접 주식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 회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으며 현 회장은 강하게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8월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3.1%를 매입한 7개 범현대계열사와 현대중공업(2.1%)이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라진다.

현대가문 가족회의에서 현대그룹 경영권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양측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현 회장은 고 정몽헌 회장에게서 상속받은 현대상선 주식 일부를 판 것으로 확인됐으며, 매각대금은 정상영 회장에게서 빌린 290억원을 갚는 데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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