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적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서 달러가치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그는 무역적자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낭비나라 절약나라’라는 가상의 국가를 등장시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절약국’과 ‘낭비국’ 두 나라가 있다. 어느 날 절약국은 ‘ 식량을 나눠줄테니 그 대가로 낭비국 화폐로 표시된 채권을 달라’고 제의하고 낭비국은 이를 받아들인다. 절약국은 나중에 이 채권으로 낭비국 자산을 모두 사버린다. 낭비국은 돈으로 식민지가 된다.”
미국은 1980년대 초반까지 플러스의 해외 순투자액을 유지한 절약국입니다. 그러나 70년대말 적자전환 이후 최근엔 무역적자 규모가 국민총생산(GDP)의 4%를 넘어섰습니다. 또 2조5000억달러의 빚을 진 순채무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워런 버핏은 “미국의 무역적자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국부(國富)가 50조달러라고 추정하면 국부의 5%가 이미 외국으로 넘어갔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는 무역적자의 해결방안으로 ‘수입허가증(Import Certificates, ICs)’ 교부를 주장합니다. 수출업자가 100달러를 수출하면 100달러어치를 수입할 수 있는 ICs를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교역을 하면 무역수지는 균형을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방안이 미국과 세계 교역의 총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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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교과서는 ‘관세나 수입쿼터는 모두 국내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적 순손실을 초래한다’고 가르칩니다. 저는 수입총량을 규제하는 방식이 어떻게 무역총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가 외국통화에 투자할 정도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각하고, 이의 해소를 위해 규제를 주장하는 다소 엉뚱한(?) 접근방식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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