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일대 디스플레이 메카로…배후-연구시설 집중 지원

  • 입력 2003년 11월 10일 17시 40분


충남 천안시가 첨단 전자산업인 디스플레이의 메카로 뜨고 있다.

충남도는 천안과 아산시를 잇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해 경기 수원시나 경북 구미시를 뛰어넘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확정짓고 기업체 유치 및 기반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도 문명수 첨단산업과장은 “내년 4월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신행정수도 붐으로 교통, 물류, 교육 등 도시기반시설이 빠른 속도로 갖추어지고 기업의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한국을 대표하는 첨단전자단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장밋빛 개발전략을 내걸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이 현실. 그러나 천안지역은 국가적인 개발사업과 기업의 현실적인 선택이 맞물려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사업의 선두주자는 삼성그룹. 삼성전자는 천안 산업단지에 이미 10조원을 투자,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를 생산하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이 분야에서 세계 최대인 삼성전자의 LCD공장은 6개 라인이 가동 중이며 종업원만 1만1000명에 이른다.

삼성전자 공장과 맞닿아 있는 삼성SDI 공장은 2차 전지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을 생산하고 있다. 2조원이 투자된 이 공장에는 240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두 공장의 부지를 합치면 15만평 규모다. 두 곳 모두 삼성의 계열회사지만 양측은 대형TV의 디스플레이 시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배철한 삼성SDI 부사장은 “생산라인을 100%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할 정도로 호황”이라며 “디스플레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 덕분에 수년 전만해도 야산이었던 이 지역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단지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의 아산 탕정단지에는 삼성전자, 삼성코닝정밀유리가 61만평에 이르는 초대형 LCD 단지를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까지 이 공장에 20조원을 투자, 천안공장의 다음 세대인 7세대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2005년부터 이 공장에서 생산이 시작되면 1만여명의 직원이 일하게 되고 연간 매출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에 LCD의 원료인 정밀유리기판을 공급하는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이미 이곳에 1단계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매출이 7000억원이 예상되는 이 공장은 삼성전자와 LG필립스측에 LCD 원료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 외에도 현재 천안 외국인공단에는 세계적인 기계업체 ABB 등 43곳의 외국계 업체가 입주했으며 산업단지에는 미래산업, 대우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기업들이 입주했다.

기업들의 투자열기에 힘입어 충남도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 디스플레이, 게임, 영상, 전자정보 산업과 관련되는 회사 등을 대거 유치하는 한편 이곳에 입주한 기업의 편의를 위해 각종 연구시설 및 교육시설을 짓고 있다.

충남도는 우선 아산 탕정단지에 연구개발(R&D) 과학특구를 지정해 각 기업체의 첨단연구시설과 주민 편의시설을 지을 계획. 또 과학고와 외국어고를 2005년에 설립해 기업체 중견간부들의 자녀 교육문제를 해결해줄 예정이다.

또 국내 기술대학의 연구소나 분교, 정보기술(IT) 부문의 벤처기업을 유치해 대기업, 벤처, 연구소가 서로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문 과장은 “충남지역이 비록 개발은 늦었지만 후발주자의 이점을 살려 외국의 유력 클러스터의 성공사례를 참고해 한국 최고의 첨단 클러스터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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