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은행단이 21일 오후 긴급 은행장 회의를 통해 이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를 24일 오전 10시까지 결정키로 함에 따라 LG카드 정상화 협상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아직 채권단과 LG그룹의 시각차가 적지 않지만 양측은 주말에 각자 양보안을 통해 합의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이런 협상의 특성상 무슨 돌발변수가 나와 ‘판’을 깰지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고민하는 채권단=채권단은 21일 낮까지만 해도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의 ㈜LG 지분(5.46%) 외에 90여명의 친인척이 보유한 지분(32.68%) 중 일부를 추가 담보로 요구했다.
채권단의 이 같은 강경기류는 구 회장의 ㈜LG 지분을 포함해 LG측이 제시한 담보의 시가총액이 지원액에 크게 모자라 만약 LG카드가 경영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제대로 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측이 구 회장의 ㈜LG 지분 외에 친인척 지분까지 내놓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자 채권단도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는 채권단의 기류도 다소 누그러지면서 ‘현실’을 감안해 주말 협상을 벌여나간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농협과 하나은행 등 일부 채권은행은 구 회장 친인척 지분을 담보로 받지 않을 경우 구 회장이 담보 외에 개인 보증을 설 것을 요구하고 있어 24일 최종 타결을 완전히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LG, “그룹 경영권 뺏길 수 없다”=LG는 구 회장을 포함한 개인 대주주 지분을 모두 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는 사실상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LG카드를 살리기 위해 그룹 전체를 걸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구 회장 및 친인척이 보유한 ㈜LG의 지분을 모두 담보로 제공한 뒤 LG카드가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LG의 경영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가고 그룹 전체 경영권도 함께 잃을 수 있다고 LG측은 우려한다.
LG 관계자는 “회장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LG가 내놓을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라며 “주식회사가 부실화될 경우 주주는 자신의 출자금 범위에서만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LG도 채권단의 요구 가운데 7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보장하는 정도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여 양측의 주말 ‘마지막 줄다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홍찬선기자 hcs@donga.com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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