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줄곧 매도에 치중하던 개인들의 매매패턴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특히 순수 주식형펀드 잔고와 실질 고객예탁금잔고가 최근 증가 추세로 돌아선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인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이 여전히 우세하다.
▽개미들 ‘안방 탈환’에 나서나=개인투자자들은 17∼20일까지 4일동안 무려 971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연속 순매수 기간 중에 주식을 사들인 규모가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하지만 개인들은 21일 435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 차익실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들어갈지 말지’를 놓고 입질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몇 가지 지표로도 개인들이 지금 ‘암중모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식을 당장 살 수 있는 신규자금으로 분류되는 실질 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에서 미수금과 신용융자 등을 뺀 것)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2527억원가량 증가했다. 실질 고객예탁금은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8개월 만에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3월말 10조6750억원에 이르던 투신사의 순수 주식형펀드(60% 이상 주식편입)도 17일까지 8조406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다가 18∼19일 이틀동안 210억가량 늘어나면서 감소추세가 진정되는 양상이다.
개인들의 매매비중(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달 59.09%에서 이달 들어 18일까지 64.94%로 늘어났다.
▽자금인출은 일단 멈췄다=개인들의 시장 참여 빈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4월부터 지속된 개인들의 자금유출이 일단 멈췄다’는 데 의의를 두는 모습. 800 선이 무너지면서 그동안 비싸서 살 수 없었던 종목들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점차 시장 참여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것.
차은주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신규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기 보다는 이미 증시에 들어가 있는 돈으로 매매회전율을 높여 시장 상승에 동참하는 모습”으로 분석했다.
이전에는 주식매도 자금을 찾아 증시를 빠져나갔는데 이달 들어선 재투자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신규 자금 유입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하지만 개인들이 좋아하는 중소형 저가주가 상승세를 타면서 개인 매매비중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동산시장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등 주식시장 참여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며 “개인들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보다는 그들이 주도하던 매도압력이 크게 약화된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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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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