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지퍼시장이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일본의 지퍼회사인 YKK는 매년 72억개의 지퍼를 생산하면서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다. 연 매출액은 43억 달러. 독일의 옵틸론과 미국의 탈론이 각각 시장점유율 7∼8% 선을 차지하면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중국 업체 1000여개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YKK의 추산이다.
지퍼는 1891년 미국에서 구두끈 대치용으로 발명됐다. 그러다가 단추를 대치하게 되면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 지퍼가 처음 생산된 것은 1927년. YKK 창립자인 요시다 다다오는 1934년 부도난 회사를 넘겨받아 회사를 창립했다. YKK에서 ‘Y’는 요시다(Yoshida)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요시다는 과거 고장이 자주 발생했던 지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지퍼생산 기계와 지퍼용 실을 직접 생산하기도 했다. 이 같은 품질개선 노력이 결실을 보면서 1960년대에는 일본 국내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했다.
YKK의 성공비결은 국내 시장 1등에 만족하지 않고 60년대부터 세계화 전략을 택했다는 점. 요시다는 해외에 진출하면서 직원들에게 철저히 해당 국가 언어를 배우게 하는 등 현지화 전략도 동시에 병행했다. 현재 YKK는 60개국에 진출해 있다. 또 철저한 납기 준수로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하나의 성공요인은 철저한 특허권 보호. 지퍼 업계에서 YKK 브랜드가치가 상승하자, 중국 등을 중심으로 YKK 상표를 모방하는 모조품이 급증했다. YKK는 이에 대해 공격적인 법적대응에 나서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업계 1위에 등극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YKK 매출액은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유럽 시장에서 지퍼 수요가 급상승하면서 매출액과 순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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