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로 침체돼 있는 경기가 다소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민간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실업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경기회복을 속단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내놓은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우리 수출이 크게 늘어 경기 하강이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수출 호조로 생산 및 출하가 확대된 데다 재고 증가세가 둔화돼 향후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부문이 생산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는 9월 중 생산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3%나 증가했다. IT도 전년 동기보다 8.6%나 생산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7%로 7월(73.7%)이나 8월(76.5%)보다 각각 5%포인트와 2.2%포인트씩 높아졌다.
그러나 소비 관련 지표들은 여전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월 중 도소매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감소했다. 특히 내수용 소비재 출하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나 줄어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노동 시장도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계절 요인을 감안한 계절 조정 실업률은 10월에 3.7%로 최근 26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건설업도 선행지표들의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9월 국내건설 수주는 작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지만 7월(80.3%)이나 8월(44.2%)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9월 건축허가 면적은 작년 같은 달보다 31.5%나 줄어들어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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