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기 '혹독한 겨울'…제조업·자금난·소비 움츠러들어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7시 54분


경기침체로 올 3·4분기(7∼9월) 지방의 제조업 생산이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지방 기업의 어음부도율도 5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최근의 지방 금융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3·4분기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분기별 지방의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작년 4·4분기(10∼12월) 15.2% △올해 1·4분기 (1∼3월) 7.6% △2·4분기(4∼6월) 3.6%로 3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낮아졌다.

또 올 7∼9월 지방 기업의 어음부도율은 0.18%로 전국 평균(0.08%)보다 2.25배에 이르렀다. 특히 9월 부도율은 0.22%로 치솟았다.

지방의 어음부도율은 작년 3·4분기부터 5분기 연속 상승해 지방 기업의 자금사정이 점점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방의 대형 소매점 판매액도 백화점 매출이 6.8% 줄면서 전체적으로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동차 신규 등록대수도 53.8% 급감했다.

특히 수도권과 비(非)수도권의 3·4분기 중 대형 소매점 판매액은 각각 0.3%와 1.1% 줄어 비수도권의 소비 위축이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방 금융기관의 수신(예금) 증가액도 올 2·4분기 4조6000억원에서 3·4분기 8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여신(대출) 증가액도 2·4분기 16조원에서 3·4분기 13조7000억원으로 둔화됐다.

다만 3·4분기 중 지방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어 전국 평균 증가율(16.3%)보다 높았다.

설비투자실행 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국 평균(89%)과 비슷했다. BSI가 100을 넘으면 설비투자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기업이 더 많고, 100보다 낮으면 설비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최근 수출이 활발한 대구 경북권의 7∼9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8.0%로 지방권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부산 울산 경남권은 자동차업체의 파업 등의 영향으로 2·4분기 6.8% 증가에서 3·4분기 0.9% 감소로 돌아섰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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