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영세업체의 연간 노동비용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반면 대기업은 3760만원에 달해 기업 규모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노동부는 2002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상용근로자 10명 이상 고용기업 2500곳을 대상으로 노동비용을 조사한 결과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은 282만8000원으로 2001년보다 6.3%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3393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2000년(3332만4000원)보다 60여만원 많다.
근로자가 직접 손에 쥘 수 있는 정액급여 및 초과급여, 특별급여 등 직접노동비용은 월평균 205만4000원으로 전년(184만원)에 비해 11.6% 늘었다.
반면 퇴직금 법정복리비 등 간접노동비용은 월평균 77만4000원으로 전년(82만1000원)에 비해 5.7% 하락했다.
간접노동비용이 줄어든 것은 퇴직금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 기업들의 퇴직금 지출은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과 정리해고가 늘면서 2000년 최고치(1인당 월평균 62만9000원)에 달한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1인당 월평균 29만1000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퇴직금을 제외한 법정복리비(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료)와 법정외복리비(학비보조 식대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교육훈련비 등은 크게 늘었다.
특히 간접노동비용은 기업 규모에 따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종업원 수 10∼29명의 중소업체와 비교했을 때 상용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직접노동비용은 1.9배에 그쳤지만 교육훈련비는 24배, 퇴직금은 2.4배, 법정외복리비는 2.2배에 달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대기업 근로자가 중소 영세업체 근로자에 비해 임금뿐 아니라 월급봉투에 포함되지 않는 각종 복지 측면에서도 상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라며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시급히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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