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투자자들은 한국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한데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꼽았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정치 불안과 가계부문 신용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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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르게 보나=해외 투자회사들은 ‘수치’를 신뢰하는데 비해 국내 연구소들은 심리적이고 경제 외적인 요인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만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수바라만은 “전통적인 한국경제 사이클로 보면 수출이 호조를 보인 뒤 6개월 이후 내수도 회복됐다”면서 “산업공동화나 신용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아직까지 좋은 상황”이라며 낙관적 전망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 전무는 “외환위기나 정보기술(IT)버블 등 과거의 경제위기 때는 각각 정부와 가계가 견실한 경제주체로 남아있었다”면서 “최근의 ‘신용거품’이 깨진 뒤에는 기업 가계 정부가 모두 취약한 상태여서 과거의 경기회복 패턴에 의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은 조사총괄팀 장민(張珉) 과장은 “국내 연구소들은 주로 현재 국내 시장의 여건 가운데 정치상황 등 ‘심리적 지표’를 더 많이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해외 전망치가 최근에 나온 반면 국내 연구소들의 전망치들이 주로 9월에 나온 것이어서 10월 이후의 수출호조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의 엇갈린 전망=9월 이후 외국 투자기관들은 대부분 내년 한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상승에 힘입어 5∼6%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만브러더스는 6.5%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았으며 골드만삭스(6.0%) 살로먼스미스바니(5.5%) 도이체방크(5.0%) 등은 한국이 올해 2∼3%대의 저성장에서 고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한국 정부에 자료를 의존하는 국제기구의 전망치는 4.8%와 4.75%로 비교적 낮았다.
반면 한국개발연구원(4.8%) 현대경제연구소(4.5%) 한국경제연구원(4.4%) 삼성경제연구소(4.3%) 등 국내 주요 연구소들은 4%대 성장을 예견했다. 금융연구원(5.8%)과 LG경제연구원(5.1%)만 5%대를 예상했다. 리만브러더스와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치 차는 2.2%포인트에 달한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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