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고민에 빠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LG카드 사태가 촉발한 금융불안의 여진(餘震)과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해외 부문에서는 크게 좋아진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12월 주식시장에서 국내 악재와 해외 호재간의 치열한 기(氣)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 그러면서 국내 악재보다 ‘해외 시장에서 불어오는 훈풍’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더 이상 좋을 것 없는’ 미국 경제와 ‘악재가 더 많은’ 국내 경제=올해 3·4분기(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년 만의 최고치인 8.2%(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까지 치솟았다. 또 26일 공개된 설비투자와 실업 등 5개 부문의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 북)도 미국 경제가 노동시장 안정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4·4분기(10∼12월) 성장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국내 증시는 LG카드 사태의 여진과 LG 삼성 현대그룹으로 이어진 비자금 수사 여파로 상승탄력이 많이 약해진 모습이다. 10월 말 현재 380만명에 이른 신용 불량자 수도 내수회복에 부담을 주는 지표다.
▽연말 ‘캘린더 효과’ 주목=증시전문가들은 국내 변수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더라도 장기적인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일단 꾸준한 외국인의 매수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 7월이나 10∼11월 초와 같은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외국인들은 최근 사흘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 27일에도 1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삼성증권 전상필 수석연구원은 “3월 이후 투신권의 카드채 편입 비중이 크게 낮아지는 등 LG카드 문제가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채산성이 좋아지고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면서 연말 상승 탄력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로 이어지는 12월 한 달 동안 전통적인 강세장이 펼쳐지는 미국의 ‘캘린더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12월 주가 전망은?=주요 증권사들은 12월 종합주가지수가 최대 8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미국 기업들의 4·4분기 순익이 22% 정도 좋아지고 정보기술(IT) 수요가 늘고 있다”며 “12월 종합주가지수는 750∼85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대증권은 700∼850, 하나증권은 750∼830, 동부증권은 730∼810선에서 12월 주가 전망을 내놓았다.
모건스탠리 증권도 “LG카드 사태와 비자금 수사가 종합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1% 미만”이라며 한국에 대해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12월 유망 투자 종목 | |
유망 분야 | 종목 |
수출관련 우량주 | 대우조선해양 백산OPC 삼성SDI LG마이크론 삼성전기 LG전자 고려아연 대덕전자 현대자동차 대우종합기계 |
4·4분기 실적호전주 | 현대모비스 포스코 삼성SDI 신도리코 NHN 유일전자 서울반도체 |
배당관련주 | 이수화학 동국제강 한국가스공사 LG상사 인지컨트롤스 INI스틸 현대산업개발 풍산 제일모직 부산은행 |
기초 소재주 | 포스코 고려아연 풍산 |
계절성 수혜주 | 플레너스 CJ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웹젠 |
자료:삼성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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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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