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대책' 한달]아파트 분양 '썰렁'…토지-상가 대안으로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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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주상복합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분양시장이 가수요에서 실수요로 재편되면서 가수요가 떨어져 나가자 분양업체마다 저조한 경쟁률로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토지와 상가가 대체 투자 상품으로 떠오를 것을 점치고 있다.

단독주택지 경쟁률
시기사업지구필지수평균 경쟁률
3월김해 진영지구19111 대 1
5월남양주 평내지구4940 대 1
5월평택 장당지구7629 대 1
11월남양주 평내지구5759 대 1
자료:한국토지공사

▽‘파리 날리는’ 수도권 분양시장=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10차 동시분양 참여 업체들이 24∼26일 계약을 받은 결과 초기계약률이 평균 50%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남구 역삼동 푸르지오, 삼성동 롯데캐슬킹덤, 송파구 가락3차 쌍용스윗닷홈 등 내로라하는 강남권 단지들 모두 계약 포기 사례가 잇따랐다.

경기 파주시 교하지구와 용인시 동백지구처럼 일찌감치 유망 지역으로 분류돼 온 수도권 택지지구 아파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우남종합건설이 교하지구 14블록에 내놓은 ‘우남퍼스트빌’은 3순위까지 총 600가구 중 521명이 청약해 전체 물량의 13.2%인 79가구가 미분양됐다. 최근 용인시 동백지구에 공급된 ‘써미트빌’도 33.7평형(229가구)과 33.9평형(190가구)에 각각 176명과 173명이 청약하는 데 그쳐 총 7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투자여건 ‘0순위’로 손꼽혀 온 서울 강남권이나 택지지구의 미계약, 미분양 사태는 한 달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10·29 대책의 여파가 분양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셈.

경쟁입찰 토지 낙찰가율
시기사업지구필지수평균
낙찰가율(%)
5월남양주 평내지구7197
6월양산 물금지구46120
9월기흥 구갈지구5246
11월남양주 호평지구9319
자료:한국토지공사

▽주상복합, 청약률만 높아=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마지막 투자 상품’으로 여겨졌던 주상복합 시장도 싸늘하다. 청약경쟁률은 모두 수십 대 1을 기록했지만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최근 분양한 서울 광진구 구의동 현대홈시티는 93가구 모집에 6363명이 청약해 68.4 대 1의 높은 청약률을 보였으나 계약률은 40%를 밑돌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동양파라곤’과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벽산’ 등 최근 분양한 주상복합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10·29 대책 직후 나온 광진구 노유동 ‘광진 트라팰리스’와 분당신도시 정자동 ‘더(노,로)스타파크’가 높은 경쟁률을 초기계약률 100%로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단기차익을 노리고 청약했던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아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면서 “주상복합 투자층이 점차 엷어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자금, 토지와 상가로 몰릴까=부동산 시장을 맴돌고 있는 풍부한 유동자금의 향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들 유동자금이 아직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토지와 상가가 부분적인 해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택지지구 내 상업용지와 단독주택의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10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토공이 올 5월 경기 남양주시 평내지구에 분양한 단독주택지의 평균 경쟁률은 40 대 1이었지만 이달 들어 같은 지역에 분양한 단독주택지는 59 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 입찰을 하는 택지지구 내 상업용지 평균 낙찰가율 역시 이달 들어 내정가의 2, 3배를 웃돌고 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사장은 “경기침체로 상가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아직 상가 투자가 활발하지는 않다”면서도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와 같은 불황을 덜 타는 업종이나 태안지구, 백궁지구 등 신흥 수도권 신도시 상가는 여전히 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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