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증시, M&A-IT주 눈여겨 보라…지수보다 종목을 골라야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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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호조’와 ‘내수부진’이라는 대립적인 시장구도 속에서 종합주가지수 등락폭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선 지수보다는 종목을 보고 투자하는게 현명하다. 경기가 회복 국면임을 전제하고 중장기적인 여유로 접근하면 주식비중을 늘려도 좋다는 얘기다. 과연 어떤 종목들을 골라야 할까.

▽‘불황이 좋다’=내수 부진을 걱정하는 가운데서도 높은 매출과 이익을 바탕으로 신고가(新高價)행진을 하는 내수기업이 적지 않다. 신세계 농심 하이트 태평양 등 내수 민감형 기업들의 주가는 가계 신용위축과 소비 부진의 위세가 갈수록 더해지는 상황에서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들은 대부분 외환위기 이후 치열한 구조조정과 생존경쟁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장해왔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코리아리서치 헤드)는 “자동차 가전 등 내구재 부문의 소비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 외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소비(라이프 사이클형 소비)는 유지됐다”며 “어려울 때 시장 지배력을 키운 회사들이 내수를 장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기업은 경기회복시 이익 개선폭이 훨씬 더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촉진제 인수합병(M&A)=시장에선 내년이 경영권 인수경쟁, 즉 M&A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M&A 테마가 한국 증시의 꼬리표인 ‘저PER(주가수익비율), 저PBR(주가순자산비율)’를 떼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선 M&A가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실적이 좋고 자산가치가 우수해도 저평가 대접을 받는 기업이 많다. 대기업의 오너는 소수 지분으로 그룹을 통제해왔지만 정부는 적은 지분으로 몇 배에 이르는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정책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우량기업에 대한 외국인 ‘입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영권 보호를 위한 국내 대주주들의 자사주 매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금흐름이 풍부하고 보유중인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 대주주지분이 낮거나 경영권 분쟁가능성이 있는 기업 등이 대표적인 M&A 테마주로 꼽힌다.

▽정보기술(IT)기업은 죽지 않았다=올해는 대(對) 중국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화학 조선 해운 등 업종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내년엔 중국 경제의 조정 가능성 때문에 대 중국 수출의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IT업종의 재 부상을 점치는 논리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기 상승장을 이끈 반도체 휴대전화 LCD 관련주들의 생명이 다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글로벌 IT종목의 ‘재이륙 시점’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지배 내수주의 내년 실적전망
기업매출액(억원)순이익(억원)PER(배)
신세계84,6893,91411.5
현대백화점8,6771,1746.5
한섬2,6505456.3
롯데제과11,6541,1526.3
농심16,7791,3529.1
하이트맥주8,8901,3838.9
태평양11,7141,7089.9
주:PER는 주가수익비율 - 자료:동원증권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기업
기업PBR(배)대주주
지분(%)
외국인
지분(%)
통일중공업0.0234.30.0
금호산업0.1458.70.9
금호석유화학0.1623.10.9
대한유화공업0.1630.60.4
코오롱0.1920.019.4
경방0.1931.10.0
삼환기업0.2034.92.8
효성0.2024.720.3
동일방직0.2138.30.2
대한통운0.228.410.9
새한0.2310.41.0
동부제강0.2358.66.0
일신방직0.2558.73.1
남해화학0.2656.11.4
케이피케미칼0.2819.90.0
주:PER는 주가순자산비율. 11월 7일 기준 - 자료:동원증권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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