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1500억달러 돌파 사상최대…세계4위 수준

  • 입력 2003년 12월 2일 17시 36분


가득 쌓인 달러97년 바닥을 드러냈던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어느새 150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많아졌다. 외환은행 본점 직원이 쌓여 있는 미국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가득 쌓인 달러
97년 바닥을 드러냈던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어느새 1500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많아졌다. 외환은행 본점 직원이 쌓여 있는 미국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15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규모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1503억3900만달러로 10월 말의 1433억2000만달러에 비해 한 달 만에 70억1900만달러가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11월 말의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말의 88억7000만달러의 17배에 이르며 지난해 말(1214억1300만달러)에 비해서도 289억260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한은 이영균(李英均) 국제국장은 “증권시장에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경상수지 흑자 폭이 늘어나면서 외환보유액이 급증했다”면서 “달러 약세로 유로화로 갖고 있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점도 보유액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회사채나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고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외환보유액은 안정성과 유동성 위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중앙은행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사례는 없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최종적 대외지급 준비자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넘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외환보유액 운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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