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음직스럽게 생긴 단팥빵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할인점 즉석식품매장에서 사먹으면 1개 300원 정도 합니다. 하지만 ‘파리 바게뜨’에서 사면 500원으로 가격이 뜁니다. 제품은 큰 차이가 없지만 파리 바게뜨라는 브랜드가 200원의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죠.
기업은 브랜드 가치 키우기에 열심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제품별 브랜드 매니저를 따로 둘 정도죠.
하지만 이와 정반대의 마케팅을 펼치는 제품이 있습니다. 최근 롯데상사가 일본에서 들여온 ‘무인양품(無印良品)’이 그 예죠. 무인양품이란 브랜드가 없으면서 품질은 좋은 상품이란 뜻. 일본인들은 ‘무지루시’라고 부른답니다.
무인양품은 옷을 포함한 잡화, 가구, 침구, 문구 등을 팝니다. 하지만 제품 표면에 브랜드나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브랜드를 없애 가격의 거품을 뺀다는 의도죠.
신세계 이마트가 내놓은 자연주의 제품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자연주의는 1999년에 선보인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상표를 제품 표면에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가격표에만 자연주의라고 찍혀 있을 뿐이지요.
이마트측은 노(No)브랜드 제품에 대해 “할인점용 값싼 브랜드가 인쇄된 것보다 오히려 브랜드가 없는 게 낫다”는 소비자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 한 가지. 노브랜드라고 해서 가격만 싸게 해서는 안 됩니다. 품질이 ‘똑’ 소리 나도록 좋아야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나면서 제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심플한 디자인에 회색 흰색 검은색 등 튀지 않는 무채색을 주로 사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노브랜드가 오히려 좋은 브랜드가 된 셈이죠.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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