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미만 현금서비스 동결…6개월새 이용한도 99.9% 줄여

  • 입력 2003년 12월 5일 18시 12분


신용카드사들이 6개월 동안 20세 미만 회원들의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를 사실상 ‘제로’로 급격히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전업계 카드사 연령별 신용카드 이용액 추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20세 미만 회원에게 제공하는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는 3·4분기(7∼9월) 현재 21억원으로 1·4분기(1∼3월) 3조3928억원에 비해 무려 99.9%나 급격히 줄였다.

이에 따라 이들 연령층의 실제 이용금액도 1·4분기 1조1414억원에서 3·4분기 9억52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20세 미만 회원은 일시에 이용 금액 상환을 요구받은 셈으로 이들 연령층이 부모 등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 신용불량자로 내몰린 것으로 풀이됐다. 은행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20세 미만 신용불량자는 3월 말 현재 5428명에서 9월 말 현재 5770명으로 늘었다.

카드사들은 20대 및 30대 회원들에 대한 이용한도도 3·4분기 들어 1·4분기에 비해 각각 55.1%를 줄여 절반 이하로 낮췄다. 이 결과 20대 신용불량자 수도 3월 말 현재 57만여명에서 9월 말 현재 69만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40대(37.4%), 50대(34.8%), 60세 이상(33.4%)은 상대적으로 이용한도 감소 폭이 작았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급격한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가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큰 연령층에 집중되면서 국내 소비 부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경제연구소 배현기(裵顯起) 박사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카드사로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젊은 층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주면서 상환(償還)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등 연령별로 차별화된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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