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전업계 카드사 연령별 신용카드 이용액 추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20세 미만 회원에게 제공하는 현금서비스 이용한도는 3·4분기(7∼9월) 현재 21억원으로 1·4분기(1∼3월) 3조3928억원에 비해 무려 99.9%나 급격히 줄였다.
이에 따라 이들 연령층의 실제 이용금액도 1·4분기 1조1414억원에서 3·4분기 9억52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20세 미만 회원은 일시에 이용 금액 상환을 요구받은 셈으로 이들 연령층이 부모 등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 신용불량자로 내몰린 것으로 풀이됐다. 은행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20세 미만 신용불량자는 3월 말 현재 5428명에서 9월 말 현재 5770명으로 늘었다.
카드사들은 20대 및 30대 회원들에 대한 이용한도도 3·4분기 들어 1·4분기에 비해 각각 55.1%를 줄여 절반 이하로 낮췄다. 이 결과 20대 신용불량자 수도 3월 말 현재 57만여명에서 9월 말 현재 69만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40대(37.4%), 50대(34.8%), 60세 이상(33.4%)은 상대적으로 이용한도 감소 폭이 작았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급격한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가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큰 연령층에 집중되면서 국내 소비 부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경제연구소 배현기(裵顯起) 박사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카드사로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젊은 층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주면서 상환(償還)대책을 세우도록 하는 등 연령별로 차별화된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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