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특정 현안에 대해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정책감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카드사의 부실 과정에서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감사에 노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5일 “금융시장을 공황 위기로까지 몰고 간 LG카드 사태에 대해 감독 당국의 책임 소재를 점검하기 위해 카드사 대책 전반을 감사하기로 했다”면서 “이미 예비조사에 착수했으며 다음 주 중 감사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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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관계자는 “금융 감독 체계가 정밀하고 확고해야 금융기관이 변하고, 금융기관이 변해야만 기업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감독 책임이 있는 금감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하되 문제가 드러날 경우 관련 부처로 감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특감은 전윤철(田允喆) 신임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정책감사를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취지와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금감위가 5월 카드채 대란을 극복했다고 발표했지만, 6개월이 지난 11월에 오히려 카드사 문제가 금융권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되면서 카드사들이 부도 직전에까지 이르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원의 다른 관계자는 “금감위와 금감원 등 이원화된 감독조직 체계로 인해 정책결정 과정에 문제가 드러났는지도 중점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측은 금감위가 늑장 대응을 하는 바람에 문제가 더욱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금감위 보고만 믿고 상반기에 카드채 대란을 피한 것을 최대의 업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정부 부처가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이 특감을 한다는 계획은 아직 보고받지 못했으나 카드사 문제처럼 사회 경제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 정책감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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