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세제(洗劑), 비누 등 생활용품과 식품매장이 들어서 있다. ‘3일 동안 19엔 균일가’, ‘3개를 사면 1개는 덤’ 등과 같은 종이가격표도 죽 늘어서 있다. 할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신세계 정세원 도쿄사무소장은 “이토요카도는 한국 유통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업태(業態)”라며 “백화점과 할인점의 중간 형태”라고 설명했다. 가격 할인이 없으니 할인점이라고 부를 수 없고, 유명 브랜드 제품을 팔지 않기 때문에 백화점과도 다르다는 것.
‘가격이 비싼데 고객을 끄는 힘은 뭘까.’ 기자의 의문은 한 주부와의 인터뷰에서 쉽게 풀렸다.
“물건을 믿을 수 있잖아요. 특히 비닐 포장된 고등어나 꽁치 같은 생선은 매우 신선할 뿐 아니라 냄새가 나지 않아 편리해요. 여기에 오면 뭐든 다 있는 것도 맘에 들고요.”(사토 하나코·佐藤花子)
저녁 찬거리를 고르던 사토씨는 “물건 값이 싸면 품질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겠느냐”며 “집 주위에 대형 할인점이 생겨도 계속 이토요카도를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테스코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이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 1%도 채 되지 않는다.
매장에서 가장 노른자위 위치인 1층 중앙에는 높이 10m짜리 크리스마스트리가 놓여 있었다. 그 주위로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 10개와 의자 30여개가 있었다. 2층과 3층에도 100여평 규모로 쉴 공간을 넉넉하게 만들어 놓았다.
4층부터 6층까지는 주차장이다. 주차된 승용차간의 공간은 어림잡아 50cm 이상이었다. 초보운전자라도 수월하게 주차할 수 있을 정도.
일본 전역에 190여개 매장을 가진 이토요카도가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1조5276억엔(약 15조3000억원). 유통업계 1위인 이온(1조7012억엔)에 비해 10% 정도 매출은 뒤지지만 경상이익은 492억엔으로 이온(338억엔)보다 45%나 더 많았다.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내년부터는 더욱 공격 경영에 나선다. 매년 10여개씩 매장 수를 늘리고, 기존 점포도 20여개씩 개보수한다는 방침이다.
도쿄=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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