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 본사가 몰려 있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이곳은 미국에서 중부 북쪽에 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경쟁적으로 남부지역 주들이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을 유치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앨라배마주는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공장 등을 유치했다. 현대차는 2005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현재 공장을 짓고 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6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기존 공장을 2배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밖에 도요타자동차 엔진 공장도 앨라배마주에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95년에 독일의 BMW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미시시피주에 들어선 일본 닛산자동차는 올해 5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들 남부지역 주들이 자동차 공장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고용효과 때문.
자동차 공장은 고용유발 효과가 크다.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 바로 그 옆에 부품 공장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앨라배마주는 자동차 공장들을 유치하면서 8만3710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했다.
그러나 문제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점. 이들 주는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면서 법인세 감면과 공장근로자 교육훈련비용 지원 등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각 주 간에 유치경쟁이 붙으면서 인센티브 제공 액수도 커졌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센티브 제공 액수가 보통 1억달러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3억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현대차도 앨라배마 주정부 등으로부터 3억달러가 넘는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 돈을 차라리 기존 기업을 육성하는 데 쓰는 게 효율적이라는 반론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공장이 가져다 주는 고용효과 때문에 미국 남부는 여전히 자동차 공장 유치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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